오늘에서야 6편을 씁니다. 앞에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이전글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드디어 우리만의 가게를 오픈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작은 가게로 보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정말 꿈에만 그리던 가게였다. 볼틱마켓에서 일해서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아낌없이 썼다! 

가게를 오픈하기 3일 전에 리버풀 지역신문사인 Liverpool echo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가 가게를 오픈하는 것에 대해서 신문에 실겠다는 것이었다! 이럴수가.. 너무 좋았다. 영국의 로컬신문사에 몇 번 나온 적이 있었지만 가게 오픈 하기 전에 이렇게 마케팅을 해 주다니 너무 감동이었다. 

 

 

[영국생활] 영국 신문에 내이야기가 나오다! St Helens Star

영국 신문에 내이야기가 나오다! 그저께(2/23) 우리 동네 St Helens Star Newspaper (http://www.sthelensstar.co.uk/) 에 제 기사가 나왔어요! 정말 믿을 수가 없었어요. 기사가 나올 줄 몰랐거든요. ^^ 제가..

gildedgingerbread.tistory.com

 

 

Baltic Market favourite to open new Smithdown Road restaurant

The team has brought its opening date forward due to lockdown

www.liverpoolecho.co.uk

리버풀 에코에서 광고까지 해 주었기 때문인지 가게 오픈날은 정말 사람들이 미어터졌다. 멀리서 택시를 타고 온 사람들도 엄청 많았고 줄이 가게밖으로 한참 길게 나와 있었다.   배달앱을 켜 놓을 수가 없어서 꺼 버렸다. 정말 성공적인 오픈식이었다. 

우리 가게를 오픈하기 전에 우리는 여러군데 마트에 우리 김치를 입점하고자 노력을 해 왔다. 오랜 노력 끝에 리버풀에 대학교 근처에 아시아 식료품점인  eJoy Asian Foods 한군데 입점을 했다. 

eJoy Asian Foods

중국인들이 고객의 대부분인데 중국인들이 한국 김치를 좋아한다. 가게를 오픈함과 동시에 리버풀에 위치한 다른 아시아 마트들도 연락이 와서 입점하라고 했다. 가게를 오픈하기 전에는 입점하려고 여러번 가서 문의를 했는데 거절당했다. 가게를 가지고 있다는 힘이 대단한가 보다! 현재 우리는 리버풀에 위치한 ChungWah Supermarket, W.H. Lung Liverpool, Sida (볼드 스트릿 지점, 런던 로드 지점, 머털 스트릿 지점)에 입점해 있다. 리버풀에 있는 거의 모든 아시아 마트에 입점을 하고 있다. 맨체스터에 위치한 W. H. Lung Manchester 에도 입점해 있다. 

우리는 그렇게 시작했다. 나만의 가게를 오픈했고 열심히 일했다. 너무 너무 좋았다. 그 때는 마침 강제봉쇄령이 내렸을 때였다. 영국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것이 아주 미흡했다. 4월에 봉쇄령을 내렸다가 다시 8월에 해제했는데 해제한 동안 사망자수와 감염자수는 상상불가할 정도로 높았다. 다시 10월에 봉쇄령을 내렸는데 그 때 우리는 가게오픈 준비를 하고 11월 20일에 오픈했다. 

식당들이 다 문을 닫은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 가게는 배달전문점이라서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12월에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봉쇄령을 해제했다가 다시 12월 말에 갑자기 봉쇄령을 내렸다. 그래서 우리는 오픈과 동시에 봉쇄령이 내린 상태에서 운영을 하는 기간이 많았다. 

가게가 바빠지자 일도 일이지만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이 아주 힘이 들었다. 직원들의 생일선물도 챙겨주고 생일날은 근무를 쉬게 해 주고 여러가지 보너스를 주고 배려를 해 주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나는 직원관리가 정말 힘들다고 느꼈다. 우리는 볼틱마켓과 우리 가게까지 운영하느라 정말 눈코뜰새 없었다. 

2021년 4월 12일이 되자 영국정부는 식당, 나이트클럽, 커피숍, 펍에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것만 가능한 것으로 제한적으로 봉쇄령을 해제했고 경기침체를 감당하지 못 했기 때문에 다시는 봉쇄령을 내리지 않겠노라고 선언했다. 그러자마자 약 30%의 식당, 커피숍, 나이트클럽들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5월 17일 월요일부터는 실내에서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이 가능하도록 완전히 해제했다. 

거의 1년 동안 봉쇄령이 내렸다 해제되었다 했기 때문에 요식업에 일하는 사람들, 셰프와 셰프 보조들, 바텐더, 웨이터들이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다시 대학에 들어가거나 기술을 배우거나 다른 일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이쯤에 영국의 브렉시트도 같이 터지게 되었다. 브렉시트는 영국이 EU (유럽연합국)에서 탈퇴하는 것인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터지기 전에 국민 투표로 결정되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와 몇가지 일로 인해서 시행이 뒤로 밀려온 상황이었다. 결국 모든 식당, 호텔과 숙박업, 나이트클럽들이 문을 열어서 일할 사람들이 필요했는데 그 업종에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전업을 했고 많은 유럽인들이 브렉시트로 자기 나라로 돌아가 버리거나 유럽연합국에 속해 있는 경제강국인 독일같은 나라로 가 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갑자기 요식업 분야는 구인 대란에 몰리게 되었다.

인력난은 점점 심해져갔다. 볼틱마켓에서는 자체적으로 술을 파는데 바텐더와 웨이터가 확 줄었다. 입점해 있는 업체의 다른 사장들과 이야기를 해 보니 모두 인력난으로 힘겨워하고 있었다. 그 중에 새로 입점한 태국 음식점 사장이 우리가 없을 때 우리 직원들을 꼬드겨서 그 쪽 식당으로 데리고 가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본적인 윤리가 없는 사람들 같았다. 자영업을 하는 사장들이 모두들 절박한 분위기였던 것이다. 

영국에 있는 큰 프랜차이즈 업체인 Wagamama https://www.wagamama.co.uk 조차도 셰프와 식당 직원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점점 경력이 있는 직원은 모두 빠져나가고 경력이 없는 사람들을 뽑아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했다. 아주 큰 프랜차이즈 식당도 아니고 힘들게 닭을 튀기는 배달 음식점에서 일하려고 하는 직원은 정말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웠다. 일을 기껏 가르쳐 놓으면 좀 더 일이 편한 커피숍이나 일이 편한 식당으로 옮겨 가곤 했다. 처음에 직원이 생겼을 때는 잘해 주려고 정말 노력했는데 이젠 점점 지쳐갔고 잘해 준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했다. 영국에는 일자리가 너무 많았다. 

그나마 볼틱 마켓에는 직원을 구하기가 조금 더 쉬웠다. 분위기가 젊은이들이 놀고 먹는 분위기에다가 여러 다른 가게들이 있으니 작은 가게보다 마주하는 사람도 많아서 좀 더 재밌고 또한 시내 중심에서 가까워서 대중교통편이 좋다. 우리 가게는 학생들이 많이 살고 시내 중심에서 멀지는 않지만 대중교통편이 볼틱마켓에 비해 좋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모자란 인력으로 일을 하다보니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은 거의 없었고 급할 때는 주말에 친척들한테 아이들을 맡겨 놓고 와야 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자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우리는 둘다 체력적으로도 힘이 들었다. 요식업은 정말 체력이 많이 든다.

그러던 중 볼틱마켓 사장이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볼틱마켓 사장이 하는 말, "정말 오랫동안 볼틱마켓에서 영업을 했으니 이제 계약을 끝내야 겠습니다. 이제까지 고생했고 감사합니다." 사실 볼틱마켓에 두번째 입점했을 때 6개월 이상 계약을 주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중간 중간에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영업을 못 한 시기도 많이 있었으나 6개월씩 재계약하는 방식으로 거의 2년 반을 입점해 있었다. 볼틱마켓에서 입점하면서 리버풀에서 나름 명성도 얻었고 돈도 벌었지만 언젠가는 올 것이 온 것이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일했던 볼틱마켓을 올해 3월 27일을 마지막으로 마감했다. 아래 사진은 볼틱마켓에서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이다. 

오늘도 저의 긴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외국에서 제가 한 일과 같은 일을 하시고 싶다면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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