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이들의 방학기간입니다. 영국에서는 학기 중간에 하프텀이라고 해서 1주일-2주일 방학이 있습니다. 아이가 있는 어머니들이랑 이야기를 해 보면 다들 1주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고 이런 저런 계획들을 이야기 하네요. 저는 어제도 김치를 만들고 배달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영국의 사립학교에 대해서 써 봅니다. 이 자료는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것임을 반드시 염두하셨으면 합니다.

사립학교는 말 그대로 돈을 내고 다니는 학교이고 공립학교는 무료이다. 사립학교 학비는 얼마일까? 초등의 경우 평균 학기당 4980 파운드 (현재 환율 900만원), 1년에 3학기이므로 년간 14940 파운드(현재 환율 2천 4백만원)이다. 이것은 낮에만 다니는 학교 기준이다. 보딩스쿨 (기숙학교)의 경우는 평균 학기당 11763 파운드(현재 환율 1천 9백만원), 일년에 35289 파운드(현재 환율 5천 8백만원)입니다. High school (초등 끝나면 가는 곳) 의 경우는 초등보다 훨씬 더 비싸다.

학비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영국에서 가장 저렴한 사립학교는 Lancashire에 위치한 Abrar Academy로써 한 학기에 834파운드(현재 환율 130만원) 일년에 2502파운드 (현재 환율 400만원) 이다. 가장 비싼 사립학교는 옥스포드에 위치한 Cherwell College로써 일 년에 58500 파운드 (현재 환율 9600 만원) 이다.


영국인들은 사립학교를 많이 보내고 싶어하는가? 보통의 영국인들은 사립학교에 보낼 생각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에서 생각한다면 깜짝 놀랄 현실이다. 영국의 취학 아동 중 7%가 사립학교에 다닌다.

영국에서 태어난 중동계 영국인인데 현재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계신다. 그 분의 말에 의하면 본인의 부모님이 영국에 이민할 때만 해도 (35년전) 사립학교가 아주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이민자들의 경우 1세대들은 힘들게 살기 때문에 2세대가 그런 험한 일을 하면서 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다반사였다. 일단 사립에 가게 되면 영국에서 좋은 인맥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옥스포드와 캠브리지대학의 입학률도 사립학교 출신이 훨씬 높다. 사립학교 출신이 정치에 입문하는 확률도 매우 높다. 실제로 영국의 국무총리였던 보리스의 내각의원 중 2/3가 사립학교 출신이다.
물론 사립학교도 명문 사립학교가 따로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인지하고 있듯이 영국 명문 사립학교인 Eton College나 Winchester College 같은 경우는 학비도 비싸지만 입학하기도 어렵다. 영국의 전 국무총리 보리스만 보더라도 전형적인 엘리트로 Eton을 졸업한후 옥스포드를 졸업했다.

보리스 존슨

하지만, 사립학교는 학비가 비싸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영국인들이 많지 않다. 또한 무료로 공립학교를 보낼 수 있고 좋은 곳이 아주 많다. Ofsted (영국의 학교 등급을 평가하는 기관)에서 학교를 Outstanding, Good, Requires improvement, Inadequate로 구분한다. 실제로 Inadequate는 보지 못 했다. Outstanding이 가장 높은 레벨로 이 레벨을 받는 학교는 명문학교로 각광받는다. Outstanding 학교 근처에 집값도 엄청 비싸고 월세도 상당하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사립에 보낸 이유는 맨체스터 근교에서 리버풀로 이사를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이사를 오면 학구에 자동으로 전학을 시켜주지 않는다. 나는 이 사실을 잘 몰랐다. 이사 온 지역에 3군데 학교를 지정해서 지원서를 보내야 한다. 입학할 때와 지원하는 것은 똑같다. 우리 아이들은 3군데 학교 모두가 학생이 꽉 차서 들어올 수가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또 다시 지원했다. 또 떨어졌다.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이사가서 근처에 학교가 모두 Outstanding이었는데 경쟁률이 치열한 것 같았다. 대기자도 많으니 어렵다는 편지를 받았다.

사립학교로 전학한 첫날

자영업을 하는 우리 부부는 일 때문에 이사 왔다가 아이들 학교를 옮기지 못해 결국 아침마다 예전 동네까지 학교를 아침 저녁으로 통근해야 했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서 35-40분 편도거리이다.

그러던 중 홍콩 출신의 친구를 잠깐 만나 커피를 마셨다.
친구 :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입학시키는 것은 어때?
나 : 사립학교라구???
친구 : 너 지금 사업해서 돈도 벌었잖아. 아이들 사립학교를 보내.
나 : 하지만... 사립학교는 많이 비싸지 않아? 두명인데... 그렇게 말하는 너는 왜 안 보내? ^^
친구 : 우리 남편 월급으로 보낼 수는 있지만 보내면 우리는 여행과 외식 모두 포기하고 무척 쪼들리게 살아야 해. 형편이 그만큼은 안 되거든. 우리 동네에 사립초등학교에 많이 보내는데 확실히 정원이 적고 선생님도 신경을 많이 써주고 환경이 좋아.
나 : 그렇구나.... 한 번 알아봐야 겠네.

이 친구와는 우리 아들과 친구의 딸이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알게 되었다. 그 친구가 사는 집은 어린이집 바로 옆인데 집값이 아주 비싼 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어린이집은 공립이었는데 동네의 영향이 컸다. 그 때 그 어린이집에 다녔던 아이들이 공립에 갔다가 사립으로 바꾼 사람도 있고 사립으로 바로 들어간 사람도 많이 있다고 한다. 친구는 옆집에 사는 이웃들이 사립을 보내는 분위기라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듯 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사립학교를 알아보았다. 리버풀에는 3개의 사립학교가 있었다. Auckland college, Carlton House, Merchant Taylor's school 이다. Auckland College가 우리집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저렴했다. 어린이집, 초등학교, 고등학교 모두 같이 있으며 초등학교의 경우 학비는 연간 8000파운드 (1300 만원)이나 맞벌이 부부를 위한 학교이다. 왜냐면 학비에 Breakfast club, after school club, holiday club 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점심식사비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이 공립을 다닐 때 학교가 마치는 시간이 3:15분이다. 영국은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이들을 직접 등하교를 시켜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그 시간에 아이들을 픽업하기 아주 힘들다. After school club을 신청했는데 3:15-5:30 까지 하루에 6파운드 (9850 krw)인데 자리가 없어서 금요일날만 보냈다. Breakfast club도 7:30-8:45분까지 하는데 1 회에 3파운드 (5000 krw)이었다. 학교에 따라 요금은 조금씩 다르다. 학교 급식의 경우 1 회에 2.5 GBP (4000 krw) 으로 월 54 GBP (약 900,000 krw)이다. 방학 기간에 Holiday club의 경우 사립학원이나 어린이집, 축구교실 등에서 하기 때문에 가격이 천차 만별이다. 여기 지방의 경우 하루에 60-100파운드 (십만원-16만원) 정도이다. 결국 맞벌이를 한다해도 아이를 케어해 줄 사람이 없는 경우 버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더 많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에도 아이들을 낳고 일을 그만두는 경단녀가 되는 경우가 무지 많다.
이런 이유로 맞벌이를 하는 우리에게는 Auckland College의 학비가 공립에 다니면서 급식, After school club, Breakfast Club, Holiday club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저렴하다.

Carlton House 의 학비는 다음과 같다.https://www.carletonhouse.co.uk/

School fees (incl. Insurance and school meals) £9,200.00

Afterschool (방과후교실)

Half Session to 4.30pm £7.45 £4.00 (Nursery)
Full Session to 6pm £10.90 with snack £8.00 (Nursery)

학비는 연 9200파운드(현재 환율 약 1500 만원) 로 별 차이가 없으나 점심만 포함되어 있고 방과후 교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4:30까지 봐주는 것은 1회에 7.45 파운드 (12000 krw), 6시까지 봐 주는 것은 1회에 10.9 파운드 (18000 krw)이다.

Merchant's Taylor 의 학비는 다음과 같다. https://www.merchanttaylors.com/

SCHOOLFEE (PER ACADEMIC SCHOOL YEAR)

Infants (Reception - Y2) £9,292
Juniors (Y3 - Y6) £9,524
Senior Girls £12,810
Senior Boys £12,810
Sixth Form £12,810
School tuition fees are not inclusive of school buses, lunches or any other additional items.

초등학교 첫 해를 reception이라고 부르는 데 Reception-Year2, Year3-Year6, Senior school (초등 다음의 과정), Sixth Form (senior school 다음의 과정)의 학비가 조금씩 다르다. 학비에 스쿨버스, 급식과 다른 것들이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여기가 Carlton house 보다 조금 더 비싼 곳이다.

우리집에서 Carlton house와 Auckland College는 가까우나 Merechant's Taylor는 거리가 있다. 실제로 리버풀 축구팀의 축구선수들의 연봉은 어마어마한데 축구선수들이 사는 Crosby라는 지역이 있다. 그 곳에는 모든 집들이 다 성같이 크다. 그 지역에 이 학교가 있다. 다니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리버풀 축구 선수의 자제분들이 많이 다닌다고 한다. 그 중에서 집에서 가깝고 가격이 다른 학교에 비해서는 저렴한 곳인 Auckland College로 방문했다. 남편이랑 가 보았는데 아이들이 예절바르고 분위기가 확 달라 보였다. 실제로 우리 둘은 한국에서 교육을 했기 때문인지 더 빠르게 느껴졌던 것 같다. 바로 입학신청을 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사립학교는 언급했듯 명문 사립학교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학교를 평가하는 기관인 Ofsted 의 판정으로는 ‘Outstanding’ 훌륭한 학교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은 리버풀로 이사오기 전에 공립학교를 다녔다. 우리 딸은 그 학교를 오래 다녔기 때문에 그 시스템에 익숙해 졌는지 옮겨간 사립학교를 무지 싫어했다. “왜 이 학교가 싫으니?”
“학교도 엄청 작고 돈만 버리는 거야 엄마. 사립이라고 좋을 것은 하나도 없어.”
“그건 왜지?”
“아이들도 다 이상해. 더 말도 안 듣고 여자애들도 정말 짜증이 나는 애들이 너무 많아, 엄마.” 이런…. 돈내고 이게 무슨 꼴이람… 결국 우리 딸은 곧 High school 들어갈 나이였기 때문에 1년 반을 사립을 다니고 공립으로 들어갔다. 운이 아주 좋게도 리버풀에서 가장 좋은 공립학교인 Liverpool college 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딸이 그 학교에 입학했나요?’ 나도 사실 모른다. 운이 좋았다. 사립학교에 들어오면서 우리 아이들의 친구 엄마들한테 물어보았다. 왜 사립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는지를.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사를 오면서 사립학교에 보내게 된 사람들이 많았다. 해외에서 이주 온 아이들도 많다. 둘째,  안 좋은 학교를 보내고 싶지는 않아서였다. 우리 아들의 친구는 리버풀에서만 살았는데 왜 여기 보내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Liverpool college”를 보내고 싶었는데 큰 애가 떨어졌다.셋째, 다녔던 학교에서 못된 아이에게 Bully (따돌림)을 장기간 당한 경우이다. 공립학교에 선생님에게 계속 건의를 했지만 학교에서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 사립으로 옮겼다고 한다. 공립학교 선생님의 경우도 케바케다. 어떤 선생님은 신경을 많이 써주고 어떤 선생님은 별로 신경을 안 써준다. 현재 사립학교의 경우는 Bully에 신경을 많이 쓴다. 결국 이것도 사업이니까 그런 것이겠지만 말이다.


내가 느낀 사립이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부모들이 보통 지식층이다. 사립 중에서 저렴한 곳이지만 돈을 내어야 갈 수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2. 아이들이 문제가 생길 경우 선생님에게 바로 이야기하면 보통 확답이나 해결책이 빨리 온다. 공립의 경우 선생님이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곳이 많다. 사립은 돈을 내기 때문인 것일까. 여기서 교사일을 하기는 힘이 들 것 같긴하다.
3. 이혼가정의 아이가 거의 없다. 요즘 이혼이 별것도 아니고 이혼을 하면 하루는 엄마가 하루는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케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하게도 사립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중에 이혼 가정의 아이가 거의 없다.
4. 외국 아이들이 많아서 인종차별을 거의 느끼지 못 하고 아이들도 다른 문화에 대해서 많이 배운다.
5. 공립학교보다 아이들의 학업수준이 1-2레벨 높다. 아들의 경우는 어린 나이여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우리 딸은 Year 5에 들어갔더니 반에서 학업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전에 다녔던 공립학교에서 공부를 잘한 편이었는데도 말이다. 사립학교에 들어가서 6개월 동안 개인 교습을 시켜야 했다. 사립이 나쁜 점 1. 학비가 일단 많이 든다. 공짜로 다닐 수 있는 것을 굳이 돈을 내고 다녀야 하니까 말이다.

2. 집단의식이 별로 없다. 사립을 다니다가 공립으로 대기를 걸어 놓았다가 승인되면 옮기기도 한다.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하는 경우도 많다. 또는 외국학생들의 경우 계획했던 체류기간이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간다.

3. 시설이 작다. 공립학교의 경우 정부에서 지원을 받으므로 아주 큰 체육관, 수영장이 있는 곳도 있다. 미술관, 도서관 등 많은 시설을 겸비한 곳이 많다. 사립은 전혀 지원을 받지 않으므로 체육관이 작아서 스쿨버스를 타고 다른 큰 체육관을 빌려서 운동회 같은 행사를 한다.

6월에 지금 현재 사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맞은 편에 사는 이웃이 이사 온 것을 축하한다면서 친절하게도 인사를 왔다. 인도사람이었다.
"아이들 학교는 잘 배정받았나요?"
"가까운 곳에서 이사와서 학교는 똑같아요. 배정받고 말고 할 것은 없어요.댁에 자제분들은 어느 학교에 배정받아 다니나요?
"아, 다행이네요! 우리아이들은 Merchant College에 보내요."
"와, 거기 사립이고 Crosby까지 가야하는 곳인데요. 확실히 좋나요?"
"첫째를 거기 보냈는데 너무 좋아서 둘째가 Grammar School에 합격했는데 거기 안 보내고 Merchant College로 같이 보냈어요."
헉... 엄청 부자임에 틀림없다. Grammar School은 공립학교인데 시험을 쳐서 들어가야 한다. 들어가기가 어렵다. 여기 들어가려고 목표를 둔 부모님들은 아이가 만 6-7세때부터 시험준비를 따로 시킨다. 나는 잠을 거의 자지 못 하고 자영업을 하며 변두리에 살아서 우리 딸에게 그 시험준비를 전혀 시키지 못 했다. 변두리에는 그런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이나 기관조차도 없었다. 리버풀에 이사를 오니 그 시험을 공부해서 들어가려는 사람이 엄청 많았고 우리 딸의 친구들이 몇년간 공부했는데도 다들 실패의 고배를 맛보았다. 그런데 거기를 들어가도 결국 사립을 보낸다니...
Merchant College가 거리가 멀어도 스쿨버스가 다닌다고 했다.

결론은 사립학교든 공립학교든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사립은 비용이 있으니 공립학교에 좋은 곳에 입학할 수 있다면 제일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돈이 넘쳐나는 부자가 아니다면 말이다. 하지만 사립학교에 다니는 이점은 분명히 있다.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저는 또 김치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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