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활 자녀의 한국어교육



안녕하세요.


오늘은 해외생활하면서 느끼는 자녀의 한국어교육에 대해서 나름 써 볼께요. ^^


저는 영국의 맨체스터 근교에서 만 6세, 만 2세인 딸, 아들, 영국인 남편 (남편의 나이는 생략할께요. ^^) 과 살고 있는 전업 주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에서 토익, 영어 회화 강사, 아이들 개인 과외, 학원 강사, 통번역일을 했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벌써 옛날 일 같네요. 영국에 온지가 6년 반이 넘어가네요. 딸아기가 백일이 지났을 때 왔는데 딸아이의 만 7세 생일이 2주 남았습니다. 


요즘 한국에서의 영어 교육열이 예전에 제가 살 때보다는 많이 내려갔다고 친구가 말하더군요. 과연 그게 가능할까 싶기도 한데요. 이제 한국을 떠난지 오래된 지라..... 저는 한국에서 일만 했던 것 같아요. 뭐..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더 많이 하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고... ㅎㅎ 항상 나 일이 너무 많다고 투덜 투덜했던게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립기 그지 없네요. 사람 마음이 간사한 지라 바쁘면 바쁘다고 투덜거리지만 영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살다보니 밖에서 일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고 커리어우먼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슬슬 올라오더라구요. 


이야기가 딴 데로 샜네요. ^^ 영국에 살아도 반드시 우리 아이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참.... 어렵다는 겁니다. 일단 저희는 집에서 영어를 쓰며 (남편이 한국인인 가정이면 집에서 한국어를 쓰겠지만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영국에 이사와서 6개월도 되지 않아 항공사에서 한국인을 구하는 광고를 보고 지원해서 쭉 일을 하다가 둘째 낳고 형편상 그만뒀습니다. 그래서 지금 만으로 6세인 딸 (한국나이로 초등 1학년)은 9개월부터 영국의 어린이집에 오전반에 가고 오후에는 시어머니가 봐 주었습니다. 참고로 영국은 한국처럼 어린이집 (Nursery)가 공짜가 아니고 가격이 어마어마합니다.... 

영국의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 번 포스팅하겠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영어를 쓰는 환경에서만 자란 우리 딸.... 시어머니가 나이도 많으시고 건강이 좋으신 편이 아니신지라 저녁에 아이와 시어머니, 남편과 같이 식사를 하고 아이가 잘 때까지 같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쩐지 한국어를 아이한테 쓴다는게 시어머니한테 무례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 시어머니가 몸이 안 좋으신데 아이를 봐주시다보니 그런 생각이...


한국에 가끔씩 가면 한국어를 쓰고 시어머니가 안 계실 때는 한국어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남편도 한국어를 조금은 하니 간단한 말은 한국어를 쓰고요. 예를 들면, 학교가자! 옷입어! 가자! 우유 먹을래? 사과 먹을래? 학교에서 뭐 했어? 밥먹자! 빨리 빨리! 비온다! 치카치카! .... 등등.


영국에서는 학교를 다른 나라보다 빨리 시작합니다. 만으로 4-5세 (우리나라 나이로 6세)에 초등학교를 시작합니다. 저희 딸이 초등학교를 2년 조금 넘게 다녀서 3년차입니다. 학교를 시작하고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니 한국어를 왜 해야 하나 뭐 이런 생각을 하더라구요. 제가 한국어로 질문하면  우리 딸은 이제 대답을 영어로만 하고 학교 가는 길에 친구들이 있는데 한국어를 못 하게 합니다..... "Mummy, we are in England. You'd better speak English when you are in England. You can speak Korean when you are in Korea. (엄마, 우리는 영국에 살잖아요. 영국에 있을 때는 영어를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때 한국어를 하고요.)"  


벌써 정체성이 생긴 걸까요???? 맨체스터에 한국어학교가 있고 학교갈 연령이 되면 보낼 수가 있어서 토요일 오전마다 같이 갔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40분 운전 거리입니다.) 유럽에는 한국인이 많이 살지 않는데다 맨체스터는 런던보다는 한국인 거주민이 많지 않아서 학생수가 몇 되지 않습니다. 만 4세-13세까지 총 15명 남짓하니까요. 한국인 선생님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지 유학 온 한국인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하거나 해서 학교가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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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한국인인 아이들은 저희처럼 국제커플인 아이들보다 한국어를 훨씬 잘 하는 게 사실입니다. 한국어 교육 부분에서는 사실 무척 부럽더라구요. 그 분들과 대화를 해 보니 한국어 학교를 보내는 이유는 말은 집에서 하는데 단어와 읽기 등은 집에서 가르치기가 힘이 드니 한국어 학교를 보낸다더군요. 부모가 한국인이라도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형제들끼리는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이 다반사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한국어로 대화를 하라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되지 않는다고.... 문제는 아이들이 한국어를 왜 써야 하나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어 학교도 안 갈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부모와 아침마다 대판 싸움을 해서 겨우 겨우 오는 경우도 많다고.... 


토요일마다 아침에 일어나 열심히 한국어 학교를 2년간 다녔습니다. 우리 딸은 누굴 닮았는지 친구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 노는걸 좋아한지라 (ㅎㅎ) 한국어학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가끔씩 집에서 혼자 한국어를 아이에게 가르치곤 했는데 둘째가 많이 어리다 보니 그것도 쉽지 않더라구요. 한국에서 아이들을 많이 가르쳤는데 ... 내 자식을 가르치는 것이 힘들어요.... 


2달 전에 부모님이 한국에서 오셨는데 우리 딸이 한국어를 잘 하지 못 해서 부모님이 많이 실망하셨어요. 참 어떻게 해야 할 지 곤란한 입장.... 죄책감.... 내가 잘못 가르쳤다는 생각... 한국어 학교에 주말마다 가는 걸로 만족했던 나의 어리석음....부모님이 한국으로 돌아 가시고 나서 집에 있는 한국어 책으로 딸에게 다시 한국어를 직접 가르쳐 봤습니다. 6개월 전에 한국어를 딸에게 몇일 가르쳤는데 그 때랑 똑같더군요... 한국어학교를 다녔는데 그 동안 전혀 배운게 없었다니.... 


그래서 이번 9월 학기부터는 한국어학교를 끊고 집에서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일 주일에 2-3번 20분씩만 가르치면 되지 않을까 라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웬걸.... 매일 학교에서 3시 15분에 마치면 일주일에 1-2번은 방과 후 친구집으로 놀러 가기 바쁜 우리 딸. 갔다 오면 숙제 조금 하고 씻고 밥먹고 자기 바쁘더군요... 일주일에 한 번 20분 하는 게 다입니다.... 


어제 토요일에 늦게 일어나 아이와 실랑이를 하면서 한국어를 가르쳤습니다. 쌍기역, 쌍디긋 등의 발음을 참 어려워 하네요. 영국에 살면서도 우리 아이가 한국어를 잘 할 수 있다는 욕심을 버리고 내가 가르칠 수 있는 데까지 가르치고 본인이 나중에 커서 한국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쉽게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부모로서의 욕심을 낮춘다는 것이 어렵지만 언젠가는 우리 딸도 내 뜻을 알아 줄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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