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시어머니 VS 한국 시어머니
어릴 적 친구는 친구의 엄마와 할머니간의 고부간의 갈등을 너무 많이 봐서 항상 고아와 결혼하겠다! 라고 말해왔었어요. 그 때는 사실 제가 왜 저렇게 예민하게 반응할까? 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저희 아버지는 둘째 아들이고 저희는 할머니와 같이 살지 않아서 잘 몰랐답니다.
할머니는 큰아버지와 함께 사셨는데 대구에 사셨지만 1시간 거리였어요.
제사, 명절, 여름방학 때 아니면 그리 잘 만나지는 않았어요.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사촌 5명,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대식구가 살았기 때문에 할머니도 무지 바쁘셨습니다.
고아와 결혼하겠다고 말한 친구는 결국 고아가 아닌 남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시어머니집 근처에 살아서 자주 부대끼는 것 같아요. 제가 한국에 갈 때마다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남편이랑 10년을 살았어요.
시부모님이 1년에 2번씩 한국을 방문했어요.
저희 친구들이 결혼식 후에도 가끔씩 보게 된 적이 있어요.
다들 하는 말은 시어머니가 너무 착하게 생겼다! 너는 외국 시어머니가 있어서 얼마나 좋으니!
한국 시어머니보다 훨씬 쿨해 보여! 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외국 시어머니들이 쿨하다고 생각하나봐요. 저희 시어머니는 나름 쿨하신 분이긴 해요.
간호사로 근무하셨는데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셔서 조산사->수간호사-> 간호과장까지 하시고 정년퇴직하셨거든요.
그래서 일반적인 가정주부는 아니고 커리어우먼 이셨지요.
영국에 와서 생활해보니 영국여자들도 시어머니와 갈등이 아주 많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독일 속담에도 "이 세상에서 가장 운좋은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없는 며느리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너무 웃기지 않나요?
어제는 저희 아들을 데리고 아이들 육아 쉼터인 playgroup에 갔어요. 저희 아들은 친구들이랑 논다고 정신이 없어서 저는 여유롭게 앉아서 커피를 마셨는데요. ㅎㅎ 옆에 영국 아줌마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들 이야기를 합니다. 영국에서는 가장 큰 명절이 크리스마스다 보니 크리스마스에 가족들끼리 다들 만나서 밥도 먹고 선물도 나눠주거든요.
2017/12/11 - [영국생활] - [영국생활] 영국 엄마들의 육아 쉼터 / 영국 육아 센터
바로 옆에 앉은 분은 playgroup을 총괄하는 Lynda인데 시어머니에 대해서 이야기를 늘어놓네요.
"우리 시어머니는 아들이 셋인데 자기 아들 세명과 손자, 손녀들이 나한테는 중요하지만 며느리들은 안 중요해. 우리 손자, 손녀들을 봐주는 베이비시터일 뿐이야 라고 말하는 거 아니겠어요??? 참!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그 날 이후로 시어머니집에 절대 가지 않았어! 3년전 일인데 3년동안 안 갔는데 죽을 때까지 안 갈거야!" Lynda가 이렇게 짜증난다면서 말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영국 시어머니도 장난이 아니네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 싶어요.
Lynda가 이렇게 늘어놓으니 그 옆에 Rachel도 한 마디 합니다.
"한 해는 크리스마스날 친정식구들을 만나러 가고 한 해는 시집식구들과 크리스마스날을 보내요. 친정식구들을 크리스마스날 만나는 경우에는 하루 이틀 전에 시집식구들을 만나고 그 다음해는 반대로 해요. 그런데 우리가 크리스마스날 친정식구들을 만나러 갈 때에는 시집 식구들이 꼭 친정식구들 만나러 간다고 우리를 보러오지 않는다며 불평을 하는게 아니겠어요??? 우리 시집 식구들은 내가 가족이 없는 고아인 줄 아나봐!!!"
내가 한 마디 했어요.
"그런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어떠니?"
[레이첼] "정말 화가 나. 우리 시집식구들은 앞에서는 잘 지내는 것 같으면서도 뒤에서 험담을 너무 많이 해!"
그러니 린다가 한 마디 합니다.
"우리 시집 식구들도 똑같애! 이제 시집에 안 가니 속이 후련하다 후련해!"
ㅎㅎ 여자들이 명절 전에 모이면 하는 이야기가 어느 나라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어디 가면 수다 떠는 거 너무 좋아하는 나는 열심히 참여했어요.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논다고 정신이 없으니 천국이 따로 없지요!
예전에 한국에 살 때는 한국인들은 가족들끼리 간섭을 많이 하고 예의없이 말하고 외국인들은 안 그렇다는 식으로 알았는데 그건 정말 오산!!! 사람 사는 곳은 똑같은 것 같아요. 물론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는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매너를 지키는 편이고 간섭을 안 하는 편인데 여기서도 친하게 지내거나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면 무례한 사람, 쓸데없는 간섭하는 사람 참 많습니다.
명절 스트레스라는 게 어느 나라나 큰 차이가 없나 봐요.
물론 영국에서는 같이 전을 부친다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습니다.
보통 크리스마스 요리를 가족 중에 한 사람이 맡아서 하고 그 집에 가서 다 같이 먹거나 음식은 집집마다 가족들끼리만 먹고 잠깐 방문해서 커피나 한 잔 마시고 선물을 나눠주고 오거나 다 같이 레스토랑에서 크리스마스 디너를 먹습니다.
저희는 어떻게 하냐구요?
남편이 형님이 한 분 계신데 형님의 부인이 무남독녀 외동딸이에요. 그래서 형님 식구들과 형님의 부인 부모님은 식당에서 크리스마스 디너를 먹고요. 형님의 가족이랑 시어머니가 크리스마스날 오전에 저희 집에 들러서 같이 커피나 차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을 나눠줍니다. 우리 식구들은 시어머니와 함께 우리집에서 크리스마스 디너를 먹습니다. 크리스마스 디너는 저희 남편이 직접 요리합니다. 시아버지가 요리사였기 때문에 저희 남편 요리 솜씨는 기가 막힌답니다! ^^
저희는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니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둘 다 직장을 버리고 영국으로 왔어요.
시어머니가 몸이 안 좋으시기 때문에 요즘 거의 저희 집에 계세요.
정말 정말 좋은 시어머니인데도 같이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사실 친정엄마랑 같이 사는 것도 힘들더군요.
2년 전에 애낳고 엄마가 산후조리한다고 오셨는데 잔소리가 진짜 많더군요.
산후조리는 역시 산후조리원에서!! 영국에 산후조리원이 없다보니...
나이가 들면 느는게 잔소리라더니.... 나도 늙으면 그렇게 될까봐 무섭네요.
외국 시어머니와 우리나라 시어머니의 차이는 첫째, 명절 때 같이 음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둘째, 내가 해 드리는 뭐든 아주 조그만 것도 꼭 감사인사를 한다. 외국에서는 Thank you를 많이 하잖아요.
커피 한 잔 태워드려도 Thank you 하는 거 그런거요.
셋째, 아이들을 무료로 잘 봐 준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영국은 어린이집이 너무 비싼데 보통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매주 1-2일 정도 무료로 아이들을 봐 주시는 분이 많습니다. 육아 카페에 오는 할머니 한 분은 손자를 주 4일 보고 1일은 일하러 나가시고 본인이 일하러 나가는 날은 다른 할머니가 봐 주십니다. 다른 할머니는 동네 센터에 가게에 매니저인데 월-금요일까지 5일 하던 일을 날짜를 바꿔서 금요일 대신 토요일날 일하고 금요일날 손자를 봐 주신다고 합니다.
가끔씩 나도 몸과 마음이 힘들 때가 있어요.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애도 낳지 않고 살던 내가 애 둘에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사는 1인이 되었답니다.
어떨 때는 예전에 누렸던 그 자유가 너무 너무 그리워요.
모든 인간관계가 갈등이 공존하지만 아들을 둘러싼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삼각관계는 전세계에 공존하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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