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영국 날씨로는 아주 덥습니다. 최고기온이 31도라니.. 영국에 와서 이렇게 더운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요. 날씨가 화창하니 너무 좋습니다. 저는 지금 아이들과 호수지역 (Lake District)에 여행 와 있어요. 여행정보도 곧 올리도록 할께요. ^^

Lake District (호수지역)

사람에 따라서 다른 문제인데 오늘은 향수병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외국에 살아보셨거나 아님 고향에서 멀리 살아보셨다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느껴봤을 향수병...

영국에 11년 전에 왔을때 한국인들은 만났는데 저는 너무 반가웠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몇 분이랑 이야기를 해 보니 이런 사람들도 있던데요, "그래요? 전 향수병 같은 건 전혀 느끼지 않아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다들 개인차가 있으니까 향수병을 느끼지 않으신 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슬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는 향수병을 지독하게 경험했다. 나는 왜 이렇게 심하게 향수병을 느끼나 싶기도 했고 정말 향수병 따위는 저리가! 하고 살고 싶긴 했지만 내 마음을 바로 잡기도 쉽지 않다. 향수병은 말그대로 homesickness 로서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하면서 익숙했던 환경의 그리움이 심해지면서 오는 것이다.

대구 팔공산 가을 단풍

처음 영국에 왔을 때는 한국인이 거의 살고 있지 않구나 싶었다. 물론 런던이나 런던에 한인타운 근처에 산다면 몰라도 그 외 지역에는 한국인이 별로 살고 있지 않다. 향수병과 외로움을 느끼고 한국말을 하고 싶어 근질근질할 때는 맨체스터에 몇몇 안 되는 한국인한테 연락을 해서 만나곤 했었다. 그런데 그러한 만남이 나의 향수병을 근본적으로 풀어주진 못 했다. 잠시 기분이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장기간으로는 역시 '나는 우리나라가 너무 그립다...'는 생각이 지배했다. 내가 예전에 쓴 글 중에 영국에 사는 한국인들 이라는 글이 있는데 한 번 읽어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영국 생활] 영국에 사는 한국인들

영국에 사는 한국인들 다들 연말연시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예전에 한국에 살 때 연말연시 때 모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전에 보통 회사에서 크리스마스 회식을 하

gildedgingerbread.tistory.com

향수병이 심하게 찾아올 때면 우리 남편과 시어머니는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 두번이지 시차가 너무 달라서 그 때마다 전화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결국은 여기에서 나는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들의 한국에서의 삶을 들으면 어쩔 때는 더욱 그리웠다. 친동생의 회사생활에서 힘든 일들을 들어도 그냥 투정으로만 들리는 것이었다.

나에게는 가장 좋은 극복방법 첫번째는 한국음식을 먹으며 드라마를 본다.여기는 한식집이 별로 없는데 직접 가서 사 먹기도 하고 내가 만들어서 먹기도 했다. 떡뽂이나 만두 같은 걸 먹으면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 조금 풀리기도 한다.

카레 떡뽂이 레시피

 


두번째 방법은 엄청 바쁘게 사는 것이다. 사실 나는 장사를 시작하고는 너무 너무 바쁘니 생각할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도  잠시 쉴 때면 향수병이 비집고 들어왔다. 그럴 때는 혼자서 되뇌이곤 했다. "외국에 산다고 고생이 많습니다." 라고... 혼자 등을 톡닥 톡닥 쳐 주면서..

세번째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나는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는 향수병이 많이 없어졌다. 이것은 내가 생각할 때는 감정을 분출하는 공간이 아닌가 싶다. 또한 소통의 방편이 되기도 한다. 나는 대가족에서 자랐고 친구들도 항상 곁에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런 환경이 찾아오니까 소통이 막혔다고 하나... 글을 쓰면서 나는 스트레스도 풀고 향수병도 많이 없어졌다. 블로그를 쓰기가 쉽지 않다면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네번째 방법은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예전에 향수병이 심해 질 때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지고 그러다보면 더욱 우울해지곤 했다. 막상 운동을 시작하면 엔돌핀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분이 업된다. 운동을 시작할 때도 혼자 하지 말고 체육관에 가서 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다섯번째 방법은 큰 도시로 이사가는 것이다. 대구에서 자라나 살았는데 유럽은 대도시도 우리나라 대도시보다 조용한데 작은 마을에 살다보니 좀 답답했다. 리버풀로 이사오고 나서는 좀 나아졌다. 답답하면 커피 테이크아웃도 하고 쇼핑도 잠시 갔다 오면 맘이 풀린다.

여섯번째 방법은 여유가 된다면 가족과 함께 짧게 여행을 가는 것이다. 꼭 해외가 아닌 가까운 곳이라도 좋다. 잠깐 멀리 가서 힐링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향수병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스페인 여행

일곱번째 방법은 식물이나 화초를 기르는 것이다. 나는 식물을 기르면 물을 주면서 식물과 대화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굿모닝"이라고 인사를 하고 밤에는 "잘 자" 한다. 그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굳이 정원이 없어도 작은 화분만 키워도 향수병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영국에 와서 정원 손질하는데 열중하시는 한국인분도 보았는데 정신적으로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고 하셨다.

여덟번째 방법은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다. 가끔씩 고아원에 가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그런 일을 하다보면 나보다 훨씬 힘들게 태어나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나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감사하게 된다.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말을 많이 하곤 하는데 흙수저면 어떤가? 부모님이 따뜻하게 양육해 주셔서 성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고아들에게는 얼마나 부러운 것일까?

아홉번째 방법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의 장점들을 쭉 적어본다. 나라마다 다르니 한국에 살아서 좋은점과 영국에 살아서 좋은점이 완전히 다르지 않는가! 그런 것들을 쭉 적어보고 나면 내인생이 그리 나쁘지 않구나 싶어서 마음이 괜찮아 진다. 나는 아직도 한국이 그립다. 한국의 장점들만 자꾸 생각되면 향수병이 더욱 심해진다. 영국에 살면 좋은점들을 막 각인한다. 나에게는 영국에 살면 좋은 점들은 자녀교육, 정원이 있는 것,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사는 것, 조용한 것 등이다.

열번째 방법은 이건 권할 만한 방법은 아닌데 나는 와인 한잔을 마신다. 많이는 안 마시고 한 두잔 마시면서 스스로 위안을 한다. 그러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 한 두잔 마신다고 나쁜 건 아니지 않을까? 하지만 향수병이 들 때마다 마시면 안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레드와인보다 Prosecco (스파클링 와인)을 좋아한다.

Prosecco

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다는 방송을 예전에 한 번 본 기억이 납니다. 외국에서 살면서 향수병이 생길때 극복하는 저만의 방법을 써 보았습니다. 어때요? 도움이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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