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은 잠시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또는 주재원으로 외국에 나가시는 분들이 많이 있지요? 외국에 나가서 집을 렌트해서 사실 때 주의하셔야 할 점을 알려드립니다. 저처럼 당하시는 일이 절대 없었으면 합니다.

외국에는 전세가 없고 월세밖에 없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영국에 올때 내가 살던 아파트를 팔고 와서 그 돈으로 모기지론를 받고 집을 구매했다.

우리는 리버풀 외곽지역에 오랫동안 살다가 리버풀에서 장사를 하게 되면서 이사를 왔야 했다. 영국에는 부동산 구매절차가 좀 복잡하고 다른 나라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마음에 든 집을 찾았을 때 오퍼를 하고 오퍼가 승인되고 나서 집 열쇠를 받는데까지 평균 4-5 개월 걸리는데 코로나때문에 6-8개월이 걸린다. 여기서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때까지 집을 보러 다니는 시간까지를 1-3개월을 추가로 잡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우리는 장사를 하는 관계로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월세로 들어가서 시간을 갖고 집을 보러 다니면서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다.

생각보다 월세를 구하는 것도 엄청 힘이 들었다. 코로나때문에 사무직에 일하는 사람들이 자택근무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런던처럼 집값이 비싼 곳에 사는 사람들이 지방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택근무가 늘면서 집에서 일할 공간이 필요하다보니 더 큰 집으로 이사가거나 근무지 근처에서 살지 않아도 되므로 가족들이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가는 사람들도 엄청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월세를 구하는 것이 전쟁이었다. 마음에 들어서 부동산에 전화하면 나갔다고 한다. 집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또한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은 가게들이 있어서 자영업자한테 월세를 내는 것을 꺼리는 것도 한 수 했다.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일자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집을 얻었다. 아주 우수한 학교가 근처에 있어서 집을 사려면 집값이 좀 비싼 동네였다.

회사도 가깝고 동네도 좋았지만 집 내부는 오랫동안 세를 놓았던 집이라 그런지 카펫트가 저렴한 카펫트에 아주 오래 된 것이었고 마룻바닥도 아주 싼 자재였는데다 년식이 오래 되었다.

이사가자 마자 2일 후에 욕실에 세면대 아래에서 물이 홍수처럼 쉬지 않고 새어 나왔다. 나는 남편을 큰소리로 부르면서 물을 막느라 어쩔 줄 몰랐다. 남편이 내 대신 타월들을 꺼내서 손으로 물이 나오는 것을 막고 욕실문을 닫고 나보고 이웃집들한테 가서 water stop tap 이 어디있는지 물어보라고 했다. 다행히 맞은편에 사는 할아버지가 달려와서 도와주었다. 젊었을 때 배관공이었다고 하셨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인데 옆집 아저씨가 그 집에도 갑자기 물이 막 새어 나왔는데 마침 여행을 가고 집에 아무도 없어서 집 전체가 물로 가득 채워졌다고 한다. 엄청난 돈을 들여서 공사를 하고 3개월 동안 호텔에서 지내야 했다면서… 헉. 

욕실이 이층에 있었기 때문에 그 일로 인해서 아랫층에 천장에 물이 샌 흔적이 있었고 거기서 물이 떨어져서 아랫층 마룻바닥까지 좀 꺼졌다. 그 부분에 대해서 부동산에 보고를 했다.

 

영국에는 아주 옛날에 지은 집들이 정말 많다. 1900년도 쯤에 지어진 집으로 추정된다. 1년을 살았는데 그 집에서는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오븐이 두번이나 고장이 났다. 우리는 장사를 하느라 바빠서 외식을 많이 해서 집에서 요리를 한 적도 거의 없는데 두 번이나 고장이 났다. 오래된 오븐이어서 잘 작동이 되지 않았다. 한 겨울에 난방이 고장이 났는데 주택이라서 엄청 추웠다. 부동산에 이야기 해도 집주인은 고쳐줄 것 같지가 않았다. 결국 고쳤는데 작은 것들이 고장이 자주 나고 집주인은 고쳐줄 생각이 없어서 나중에는 그냥 우리가 돈을 내어서 고쳤다. 집주인은 부동산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아주 화가 난 모양이다. 왜 우리에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다른 영국인들처럼 집에서 신발을 신고 다니지도 않는데 말이다. 영국에는 기술자들을 부르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내 집도 아닌데 결국 내 돈을 쓰면서 고쳐야 했다. 정말 악덕 집주인이었다.

동네는 좋았지만 우리가 살았던 변두리에 있던 그 집이 그리웠다. 그 집은 1998년도에 지어진 집으로 영국으로 치면 새집이다. 별로 고장이 난 적이 없었다. 오래된 집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것 같다. 우리는 결국 너무 불편해서 그 집을 떠나야 했다.

리버풀 변두리에 있었던 우리집


운이 좋게도 집을 장만해서 이사갔다. 이사가기 1주일 전에 어쩐 일인지 현관문에 유리가 조금 깨어져 있었다. 집에 아무도 없었는데 도둑이 들어왔던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누가 돌멩이를 던져 유리창을 깰 만큼 험한 동네도 아니었다. 그리고 업치고 덥친다 했던가. 부엌에 싱크에서 물이 조금씩 새어서 바닥으로 나왔다. 이런… 마지막까지.. 결국 일할 사람을 내 손으로 구했는데 그 아저씨 말로는 현관문이 너무 오래되어서 유리가 바람에 그냥 한 조각이 깨어져 나간 것이라고 한다. 현관에 유리가 떨어져나가 있으니 바람에 슬슬 들어오고 밤에도 안전한 느낌이 없었다. 결국 똑같은 유리를 유리가게를 수소문해서 구해서 교체했고 싱크도 우리 돈으로 고쳤다. 마지막까지 정말이지 30만원 상당의 돈을 써야했다.

마지막에는 정말 빨리 이사가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하루라도 더 있으면 하나 더 고장 나지 않는지??? 집에서 고장나는 것은 집주인이 해야 하는데 임대인이 계속 돈을 내어서 고쳐야 하는 이런 못 된 집주인이 있는 곳에 살게 되었던 것은 정말이지 고역이었다.

치를 떨면서 이사를 나갔다. 이사를 간 후에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정말 황당한 연락이었다. 집주인이 우리가 집을 damamge 했다면서 4840파운드 (약 800만원)을 청구한 것이다!

집주인이 청구한 내역

카펫트 교체비용 1800 파운드 (200만원)

마루 교체비용 1000 파운드 (70만원)

집전체 내부 페인트 비용 2000 파운드 (300만원)

창문 열쇠 20 파운드 (3만원)

마루 열쇠 20 파운드 (3만원)

황당하기 그지 없다. 카펫트는 저렴한 카펫트에다 이미 우리가 이사갔을 때 10년은 족히 넘은 카펫트였다. 카펫트의 수명이 8-10년인데 우리가 damage했다면서 비용을 청구했다. 마루도 laminate flooring이 이미 중간 중간에 damage가 되어 있었고 수명이 8년 정도인데 (비싼 laminate가 아니었다), 이미 10년은 더 되고도 남은 마루였다. 그리고 집에 물이 새는 일이 있지 않았던가? 1년 살았는데 액자도 하나 걸지 못 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조금씩 색깔이 바래지는 것이고 우리가 입주했을 때도 페인트로 새로 도색을 해 놓지도 않았었다. 창문열쇠는 1개를 받았는데 그 자리에 놔두고 갔는데 없다고 한다. 마루에 문이 있는데 거기 열쇠라고 한다. 우리는 그 열쇠를 받은 적이 없었다. 이 집주인은 우리에게 돈을 받아서 집을 새로 고치려고 하는 것으로 보였다. 정말 괘씸했고 분했다.

외국에서 월세를 처음 살아봐서 우리는 잘 몰랐다. 보증금 1000파운드 (150만원)은 정부에서 deposit protection scheme (보증금 보호제도)에 보장되어 있었는데 그 돈과 함께 3840파운드를 지불하라고 한다. 부동산에 전화해서 컴플레인을 하니 Deposit Protection Scheme 에 전화를 걸어서 우리의 입장을 대변할 수가 있다고 한다. 알고보니 이사 들어 갔을 때와 이사를 나왔을 때 반드시 사진을 구석구석 다 찍어서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 놓지 못 했다. 이럴수가....

집주인이 직접 관리하는 집과 부동산에서 관리하는 집이 있는데 이 집은 부동산에서 관리하는 집이었다. 입주했을 때 부동산에서 여러가지 부분을 사진을 찍어서 이메일로 보내주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부동산에 전화를 해서 우리가 이사나가고 난 뒤에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니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자료를 모두 이메일로 받았다. 현재 우리는 Deposit Protection Scheme에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며칠전에 우리 딸아이의 친구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돌아갔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영국에 1년동안 지내러 왔는데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 딸이 친하게 지냈던 친구여서 가족이 리버풀역에서 런던까지 기차를 타고 간다고 하니 기차역으로 마중을 가고 싶다고 해서 리버풀역에 갔다. 딸아이의 엄마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대학교수인데 영국에 안식년을 하러 1년 왔다고 한다. 딸아이가 친구랑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는 딸의 친구 엄마와 대화를 나눴다. 

"아이들 돌보면서 마지막에 이사한다고 힘들었죠?"

친구엄마 "진짜 힘들었어요. 마지막에 청소 완전히 깨끗이 하고 사진 다 찍었지요. 이거 잘못 하면 영국에 못된 집주인들한테 억울하게 사기 당할 수가 있거든요."

"어 그건 어떻게 알았어요? 내이야기인데.."

친구엄마 "내가 옛날에 영국에서 석박사를 했거든요. 그 때 친구들 중에 못된 집주인을 만나가지고 억울하게 돈내라고 하는 일이 생긴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나는 알고 있었지요. 집주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착한 사람들도 있어요. 근데 생각보다 못된 집주인도 엄청 많더라구요."

이럴수가...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 같다. 우리가 살았던 집은 위치가 정말 좋았다. 그런데 우리 전 임차인이 1년 살고 이사나갔다. 여기는 보통 계약이 1년이다. 부동산을 구할 때 임차인이 오래 살다간 집이면 그나마 괜찮은데 임차인이 자꾸 바꼈던 곳이면 조심해야 한다. 아는 사람 중에는 앞에 임차인이 6개월만에 살고 남은 6개월 월세를 생돈을 내더라도 나가버렸던 집에 들어갔다. 그 집은 정말 고장이 장난이 아니었고 집주인은 완전히 나몰라라 했다. 이런 집은 반드시 주의를 요해야 한다. 이사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가 잦은 집을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나의 경험담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같은 일은 절대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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